◇취업자 수 연간 감소, 2009년 이후 12년만...감소폭도 역대 2번째지난해 고용 성적표는 한국판 ‘코로나 發
잃어버린 세대’가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게 했다. 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2020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21만8000명 감소했는데, 취업자 수가 연간으로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지난 2009년 이후 12년만에 처음이다. 취업자 감소 규모도 역대 2번째로 IMF 발 외환 위기 여파가 있었던 지난 1998년(-127만6000명) 다음으로 많았다.
눈에 띄는 부분은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연령대인 청년층 실업의 심화다. 지난해 연간 연령계층별 취업자의 전년 대비 증감을 살펴보면, 30대(-16만5000명)에서 취업자 감소폭이 가장 컸다. 취업자 수는 해당 연령대의 인구가 늘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구직시장에 진입하는 계층인 20대의 경우 인구가 이 기간 16만명 늘었음에도 14만6000명이나 취업자가 감소했다.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MDIS)에 따르면, 지난해 살면서 단 한번도 취업을 한 적이 없는 청년 실업자는 사상 최대인 32만명이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연령계층별 ‘쉬었음’ 인구도 전년대비 20대(8만4000명, 25.2%)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 쉬었음 인구란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계층이다. 그 뒤를 40대(5만2000명, 23.4%), 30대(4만명, 18.8%)가 이었다. 그 뒤를 40대(5만2000명, 23.4%), 30대(4만명, 18.8%)가 이었다. 전문가들이 한국의 ‘잃어버린 세대’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이유다.
◇반도체 없었으면 어쩔 뻔...밥상 물가는 오르는데 디플레 우려고용 지표만큼이나 생산 부문도 먹구름이었다.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0.8% 줄어,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제조업을 포함하는 광공업 생산은 0.4% 늘었는데,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산업들이 집중된 서비스업 생산이 2.0%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0.2% 감소했는데, 2003년(-3.1%) 이후 17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었다.
D램,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의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면서, 연말 들어 광공업 생산은 회복세로 돌아섰다. 웨이퍼가공장비, 반도체조립장비 등 반도체 장비 생산이 늘면서 기계장비의 생산도 함께 회복세로 돌아섰다. 그런나 자동차 생산이 10% 이상 감소하는 등 반도체 외 주력업종 생산은 줄줄이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서비스업 생산도 마이너스 상태였다. 음식·숙박업과 항공운임 등이 포함된 운수·창고업이 특히 부진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음식·숙박업이 완전히 망가졌는데, 전반적인 소비 위축이 반영됐다"면서 "12월 들어 개선된 부분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었는데, 다시 한번 한국 경제가 반도체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결국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해 대면 소비를 개선하는 방법이 아니면, 올해도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의 경우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저물가) 우려가 생길만큼 상승률이 낮았던 반면, 소비자 체감 물가는 높았다는 점을 특징점으로 짚었다. ‘2020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에 비해 0.5% 올랐다. 2019년(0.4%)에 이어 2년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이 기간 장바구니 물가를 대표하는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6.7% 상승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0.4% 상승해, 21년만에 가장 상승률이 낮았다. 집세 상승과 채소값 회복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원활하지 않아 물가가 오르지 않았다. 근원물가는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는 품목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추세를 파악할 수 있는 지수다. 전체 460개 품목 중 통계청에서는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407개 품목을 기준으로 측정한다.
저물가 기조는 불황의 징후로 해석된다. 성 교수는 "국민 체감 물가는 상당히 오르면서 동시에 경기 침체를 반영하는 디플레이션이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경기가 나쁘다는 점을 인지하고 정책 대응을 하는 것과 동시에, 국민들의 실질적인 소득이 감소한 상황에서 공급 확대 등을 통해 생필품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노력도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잃어버린 세대잃어버린 세대는 일본의 거품 경제가 꺼진 1993∼2005년 당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지 못한 1970년대생을 일컫는 말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는 오랜 기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로 전락하거나, 장기간 실업 상태로 남으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